
NIKON CORPORATION | NIKON D80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400sec | F2.8 | F2.8 | 0EV | 130mm | 35mm equiv 195mm | ISO-200 | No Flash | 2008:04:12 14:11:30
저기에 누군가 앉아 있으면 참 좋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없어도 별로 상관은 없다.
저기에 누군가 앉아 있으면, 그는 나를 구속할 것이고 나도 그를 구속할 것이다.
"이봐 어디 찍어~ 날 찍어 달란 말야"
"아니..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포즈를 취하고 여기를 보고 있어야지"
조금 외로워 보이지만, 아직 아무도 없는 빈 의자가 더 좋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500sec | F2.8 | F2.8 | 0EV | 70mm | 35mm equiv 105mm | ISO-200 | No Flash | 2008:04:12 12:02:57
가만히 보면 의자 앞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나 지나다닐 수 있고, 그러다 다리가 아프거나 누군과 담소를 나눠야 하거나, 친구와 과자 한 봉지를 뜯어야 한다면 저 의자에 앉으면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온기가 의자를 따뜻하게 할 때쯤이면 어김없이 떠난다.
저 의자에도 많은 사람들이 앉았다가 갔을 것이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640sec | F2.8 | F2.8 | 0EV | 135mm | 35mm equiv 202mm | ISO-200 | No Flash | 2008:04:12 12:01:56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도 마치 저 의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내가 앉았다가 떠났던 의자들이 흩어져가는 온기를 아쉬워하다 얼어버렸듯이
그 사람도 누군가 지나가다 앉아 주기를 바라고 있는 빈 의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앉고 싶어 앉는 것이 아니라, 외로워보여 앉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320sec | F2.8 | F2.8 | 0EV | 175mm | 35mm equiv 262mm | ISO-100 | No Flash | 2008:04:12 13:08:00
봄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봄은 아주 짧다.
조금만 더 이대로 있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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