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다이하드 4.0 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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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단연 다이하드이다.
이 영화 1편이 1988년에 만들어졌으니,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88 올림픽 성화 봉성 구경한다고 밤에 어린이 회관까지 걸어갔다 온 그 해에 첫편이 만들어졌구나.

그 소년이 30을 훌쩍 넘겼으니 브루스 윌리스도 이제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어찌 그렇게 잘 뛰어다니고 잘 날아다니는지,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대 되는 영화다.

브루스 윌리스는 나이가 들어 머리숱이 너무 많이 빠졌는지 빡빡머리로 출연했지만, 그의 건들 건들하고 동네 건달같은 표정은 20년 전의 그때와 같아 반가움이 살짝 들기도 했다. 뭐 영화 중간에 나이 먹고 고생하는거 보니 좀 안스럽기도 했지만... 007 씨리즈와 같이 주인공이 적당히 늙으면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는 영화와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 존 맥클레인은 브루스 윌리스만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5편을 찍으려면 그가 더 늙기전에 찍어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이란 나라는 참 나쁜짓을 많이 했구나.. 라고 이 영화 보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왜냐면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 다이하드 씨리즈의 주제는 딱 두가지다.

테러, 가족

씨리즈 별로 다 테러리스트가 나온다.
이번에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해커가 테러리스트로 등장한다.
뭐 영화의 주제로 테러와 테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영화만 봐도 테러와 테러리스트가 주제가 된 영화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지금 생각나는 영화는 쉬리 정도...

오늘 뉴욕 맨하탄에서 스팀파이프가 폭발했다는 뉴스가 떴다. 미국 애들이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이 테러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사고라고 생각하고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얘네들은 테러라고 생각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뭐 몇년전 911 사건이 테러였지만, 다이하드 씨리즈의 1편이 1988 년에 나왔는데, 1편에서도 나쁜넘들은 테러리스트다.

그렇다. 얘네들이 다른 나라에 얼마나 나쁜짓을 많이 했으면, 20년 전부터 테러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비행기 테러를 당하고, 단순 사고를 테러로 의심하겠는가. 지금까지 열심히 국제 깡패로 힘 없는 나라 주머니돈을 털고 때리고 부셨으니, 다른 나라에서의 테러 공격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옛말에 맞은 놈은 다리 뻗고 잘자도 때린 놈은 못잔다. 라는 속담도 있지 않는가.

어쨌든, 이번 다이하드 씨리즈에서는 어느 나라의 테러리스트를 등장 시킬까 고심하다 해커를 등장시켰나 보다. 사실 해커가 나오는 것은 좀 진부하다. 그렇다고 현재진행형인 중동을 끌어들일수도 없고, 북한을 끌어들이자니 한국 애들이 가만 있을 것 같지 않고... 만만한게 해커였나보다. (근데, 북한 끌어들이는 것에 굳이 한국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 같다... 라는 찝찝한 생각이 살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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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라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이 영화에 나오는 해커들.. 자존심 쎄고, 락을 좋아하고, 운동 안해서 비실비실거리거나 살쪄서 빈둥 빈둥 거리고, 대부분의 해커들은 젊은 20대 초반.

컴퓨터라는 기계가 나온지 꽤 됐다. 초창기에는 해커들이 다 젊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브루스 윌리스가 나이 먹은 것처럼 해커들도 나이를 먹는다. 물론 안정된 생활을 위해 은퇴(?) 한 사람도 많지만...

어쨌든, 해커라고 나온 인간들이 모두 위의 공통된 특징. 다른 영화에서도 나온 공통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그닥 마음에 들진 않는다.

나쁜놈 대장. 고작 자기 의견 무시당했다고 파이어 세일을 일으켜 복수(?)하려고 하나.. 고작 이런 걸로 이런 어마어마한 짓을 벌인다면 이 인간 사회생활 못할 인간이다. 물론 목적은 돈이었지만 명분이라고 내세운 것 하나는 참 유치하다.

이 영화에서 역시나 해커는 전지전능한 존재이고 해킹하는 장면은 멋진 컴퓨터 그래픽으로 나온다. 역시 해커는 이런 존재로 나와야 멋있는 것 같다. 정말 이런 해커가 있다면... 그는 정말 일지도 모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꼬맹이 하나가 "아빠 나도 해커야.. XX 게임 아이디 움쳐서 아이템 다 내가 가졌어" 라고 말한 이유도, 다이하드를 비롯한 각종 영화에서처럼 해커들이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들이 어떤 나쁜 행동을 하든 좋게 보이고 동경하게 만드는 것일 테지... 꼬맹이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사람도 많고 부모도 옆에 있고 해서 속으로만 말했다. '꼬맹아 그건 해킹이 아니라 범죄란다.'

그래도, 이 영화는 좀 양호한 편이다. 몇몇 보안이 높은 구역에 접근할 때 네트웍으로 바로 침입 못하고 직접 가서 연결하는 장면 등은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그래도 이미 이 영화에서도 해커들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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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클레인은 테러리스트들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편부터 4편까지 공통된 스토리 중 하나가 아내와 자식들에게 개무시 당하다가 위험해 처해 있는 그들을 죽을 고생 다 해서 구해 주어 다시 가장으로 인정 받고 가족의 사랑을 찾는 것인데... 만약 테러리스트들이 안나타났으면 계속 개무시 당했을 것 아닌가. 차라리 고생 조금하고 사랑 받는게 났지 않겠나...

근데, 희안한 것은 꼭 전편 마지막 장면에는 화기애애한 장면인데, 그 다음 편이 시작할 때는 똑같아져 있다는 것이다. 테러리스트가 준 가족 화합의 기회를 왜 잡지 못하는 것인지... 존 맥클레인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뭐, 하지만, 5년에 한번꼴로 테러리스트들이 나타나 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번편에는 아내는 안나오고 딸래미 하나가 나왔는데, 성격이 아버지 판박이더라.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웃겼던 장면이 저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ㅋㅋㅋ 이제 더이상 뛰어 다니기도 힘든데, 이번에는 아내는 없지만, 딸래미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서 개무시 당하지 않기를 개인적으로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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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 Canon EOS-1D Mark II | Manual | Multi-Segment | Manual W/B | 1/60sec | F2.8 | F2.8 | 0EV | 200mm | ISO-640 | No Flash | 2007:01:03 07:36:44

이런 사람 나왔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비중 없는 역이지만, 이 사람 강성호 라는 한국인 배우란다.
영화 본지 몇일 안됐는데... 나이가 웬수다. 이 사람 FBI 의 사이버테러요원으로 나왔단다.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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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영화들을 너무 많이봐서인지 중간에 좀 지루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동네 건들같은 존 맥클레인으로 열연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도 좋았고, 나이에 맞지 않는 액션도 리얼했다.

영화를 볼 때, 굳이 장르를 가리진 않아 이것저것 재밌다는 것 위주로 보는 편이라,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나 다이하드와 같이 스토리는 개뿔 없지만, 액션이 쥑이는 영화를 보는 것도 좋다. 영화를 재밌게 보는 것은 영화 자체가 좋았을 수도 있지만, 누구와 같이 보느냐도 재미에 한몫 하는 것 같다.

추신) 요즘 포스팅하기 귀찮네.. 근데, 좀 길게 적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7/07/20 00:55 2007/07/2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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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이하드 4.0 : 아날로그 영웅

    Tracked from 나불로그+Nabulog 2007/07/20 13:31

    멕박 M관에서 다이하드 4.0을 보고 왔습니다.우선, 기대를 어느 정도 했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네요.예고편에서 본 장면들이 주 장면이긴 하지만,2시간 20분가량을 잠시도 루즈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멋진 영화였습니다!대사중에도 나오는데,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형사~ 액션 히어로의 모습그대로 더군요.뭐 캐릭터들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도 십년전에 보던, 그 존 맥클레인을,다시 이렇게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드네요.그 대사던지, 퉁명..

  2. 브루스 윌리스 형님의 귀환 - 다이하드 4.0

    Tracked from 빈둥이v Lecture Note 2007/07/20 19:27

    네 드디어 오셨습니다~!! 다른 영웅분들과 다르게 특수능력하나 없이 지극한 현실속에서 살아가지만 어느 영웅보다도 멋진 그분, 브루스윌리스 (존 맥클레인 역) 형님께서 10여년 만에 다이하드 4.0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미국=전세계, 미국=정의 라는 등의 살짝 거슬리는 사상들이 돋보이지만.. 뭐 그정도는 여느 블록버스터에서나 볼 수 있는.. 늘 있어왔던 사상이니 눈감고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

  3. 천하무적 <다이하드4>

    Tracked from badnom.com 2007/07/20 21:33

    브루스 윌리스는 늙었지만, 존 맥클레인의 액션은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라면 기존의 악당들은 잔인무도했다면 이번 악당들은 키보드나 또닥거리는 해커들이다보니 잔인함이 덜 해보였다. (교통시스템이나 전산시스템 마비시키는건 왠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할까나-.-?) 아가씨나 써커스청년은 한 싸움하지만, 대빵인 토마스 가브리엘이 존 맥클레인을 두려워하는 모습은 약간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였다. 9.11테러 관련한 얘기들도 약간 일리가 있어보인달까? 헐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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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토 2007/07/20 09:24

    음.. 다이하드4는 아무생각없이 보기 좋은 영화.
    혹평이 많을꺼라 예상이 되는데, 역시 브루스윌리스의 노장액션은 죽지 않았다.
    우째 전투기 위에까지 올라가노 ㅋㅋㅋ

    • 현명한 별 2007/07/22 01:19

      액션영화들이 점점 더 많은 것을 더욱더 리얼하게 부수기 시작해서 이제 웬만한 것은 놀랍지도 않아...
      아마 조만간 도시 하나가 산산조각 나는 장면도 나오지 않을까...
      어쨌든 다이하드4는 아무생각없이 보기 좋은 영화 ^^

  2. 바람난곰탱이 2007/07/20 11:14

    나둥 영화보러가고 싶당....
    집에서 5분만 걸으면 극장인데...흑흑~~~
    자유로울때가 그립네요..ㅋㅋㅋ

    • 현명한 별 2007/07/22 01:21

      대부분... 애기를 키우는 부부들은 몇년간 영화관과 담 쌓고 살더군요.
      건강하고 예쁘게 크는 아기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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